벌써 코로나에 걸린지 2년 가까이 지났지만 얼마전까지 전 냄새를 맡지 못했고 반년이상을 고통속에서 살았습니다. 이 글은 혹시 저와 같은 증상과 언제 냄새를 맡을 지 모르는 불안감을 가진 분들께 위안을 주고자 희망을 주고자 작성합니다. 편의상 진행과정은 반말로 진행하겠습니다.
2022년 12월 5일 나는 은행에 근무했었고 그날따라 하루종일 몸이 안좋았었다. 목감기 증상처럼 목이 엄청 따갑고 아팠다 점심 이후에는 허리와 골반이 끊어질 듯 아파서 반차를 써야하나 고민하기도 했다. 셔터가 내려가고 창구 마감을 하고나서 PB룸에서 혼자 자가진단키트를 했다.
두 줄이 나와서 회사에 알리고 근처 종합병원 선별진료소로 향했다.
코로나 확진 파괴된 일상
퇴근 시간 어두컴컴한 날씨에 온몸이 으슬거렸다. 밖에 있는 비닐로 된 대기공간에서 5분정도 기다렸던 것 같다. 유난히 춥고 정신도 없던 하루였다.
신속항원검사 결과 코로나 19 양성이 나왔다. 당시 사무실에서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사람은 나와 회사형 딱 두명이었고 슈퍼항체네 면역자네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었다.
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직속 상관인 과장님에게 보고하고 회사 총무 누나에게도 전화했다. 코로나 자가격리 기간에 감사하게도 동료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다.
코로나 자가격리 기간 증상
총 7일간 자가격리했고 약을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했고 출근 스트레스가 없어서인지 생각보다 개운하고 몸상태가 괜찮았다. 무리하지 않고 드라마도 보고 여유를 즐기며 휴식을 취했다. 저녁시간쯤되니 코감기 증상과 함께 다시 근육통이오고 오한이 들기 시작했다.
다음날도 코가 계속 막히고 콧물이 나왔다. 목이 잠기긴했지만 아프진 않았다. 회사에서 연락이와 격리통지서를 보내고 쉬었다.
다들 코로나 초반에 고생하고 격리가 끝날 때 쯤이면 쉬다가 출근한다는데 나는 정반대였다.
격리 3일차 코를 많이 풀어서인지 두통과 근육통, 우울감, 무력감에 하루 종일 누워있었다.
격리 4일차부터는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누구한테 두들겨맞는 것 처럼 온몸이 아팠다. 이때부터 냄새가 안나고 맛도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 본가에서 격리를 했는데 왜냐하면 엄마, 아빠도 같은 기간에 코로나에 걸리셨다. 특히 아빠는 근육통이 나와 비슷하게 있었고 두 분다 냄새를 못맡으셨다.
자가격리 후 불안감이 커져만 갔다
자가격리가 끝나고 출근을 했다. 여전히 의욕이 없고 목이 잠기고 냄새도 나지 않았다. 동료들이 걱정할 정도로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2022년 12월 5일 코로나 확진되고 2023년 1월 15일 약 한달이 지나도 여전히 냄새가 나지 않아서 이비인후과에 방문했다.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신경성 후각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했고 주변에 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증상을 겪고있었다.
부모님의 경우 2~3주 정도 지나서 냄새와 맛이 정상화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아무 맛도 냄새도 맡을 수 없었다.
3개월에서 6개월이상 지속되는경우도 있다고해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마음도 있었고 당장 답답하니까 병원을 찾았던 것 같다.
2023년 1월 당시에는 홍어, 고수, 커피, 유자, 와사비 등 강한 냄새도 맡지 못했고 코에 바짝 내고 깊게 냄새를 맡으면 희미하게 맡을 수 있는 정도였다.
냄새를 못맡고 맛을 못느끼니까 미쳐버릴 것 같았다. 오감중 두개의 감각이 차단된다는게 진짜 고문 그 자체였다. 12월 12일 다시 병원을 찾았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해준다는건 다했다. 엉덩이 주사, 레이저치료, 약…
하지만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냥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는 말만 반복할 뿐.
약을 정말 잘 챙겨먹었지만 특별한 차도를 보진 못했다.
2월 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코에서 시큼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전혀 냄새가 안나다가 특정한 피냄새 같은게 나기시작했는데 문제는 모든 냄새가 그 냄새로만 났다는 것이다.
다시 이비인후과에 방문했다. 피냄새가 난다고하니까 “피가 나니까 피냄새가 나죠”라는 의사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코 안쪽에 출혈이 있고 그 냄새를 컨디션이 좋을 때 맡은 것 같습니다. 먹는양과 함께 연고까지 처방 받아 관리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확진된지 3개월 이상 흘렀습니다.
컨디션이 좋은 날은 어느정도 냄새가 났습니다. 이때 2~3일정도 음식도 맛있게 먹고 다시 일상을 되찾은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다시 피비린내가 나기 시작하고 밥을 먹으면 토할 것 같아 식사를 거른적도 많고 우울감에 일상생활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때까지는 약국에 파는 코세척기로 코세척을 하면 어느정도 괜찮아졌습니다. 하지만 또 다시 냄새가 전혀 나지 않게되고 몇 개월 이상 지속되었습니다.
그동안 병원도 수 차례 다니고 CT촬영부터 약도 복용하고 스테로이드성 치료제도 사용했지만 전혀 나아지지가 않았고 심지어 병원 의사 선생님마저 솔직히 언제 나을지 장담 못하겠다 이런 사례자체가 특이하다. CT상 이상은 없다. 이런말을 듣고 약을 끊었습니다.
나을지도 안나을지도 모르는 약을 먹는 것도 싫었고 그냥 포기하고 냄새가 나지 않은채로 또 몇달을 보냈습니다.
언젠간 낫는다 마인드 세팅을 바꾸자!
여기서부터는 마인드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언제나을지도 모르는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우울하고 미래가 없는 것 처럼 느껴졌지만 저는 생각을 바꾸기로했습니다.
나를 믿자 분명 나을거다 라는 생각으로 다시 일상생활을 열심히했고 회사에서도 냄새 안나는 걸로 장난도 치고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일부터 말하고 다녔습니다.
퇴근하면 방향제나 장미향이 나는 앰플 등 냄새가 나지 않았지만 맡으려고 훈련했고 유자, 모과 등 과일도 향을 맡으려고 노력했습니다.
2023년 7월, 코로나 확진 이후 7개월이 지난 어느날 갑자기 타는 냄새가 났습니다. 저도 모르게 저쪽에서 타는 냄새 나는 것 같지 않아요? 라고 했는데 옆에 있는 동료가 “너 이제 냄새나는 거야?”하고 말했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돈을 묶는 밴딩기(결속기)를 계속 사용하면 타는 냄새가 나는데 그걸 제가 맡은 거였습니다.
그날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날 정도였습니다. 동료들도 축하한다며 일주일간은 맛있는 것도 많이 얻어먹었습니다.
향을 맡을 수 있고 맛있는 음식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정말 큰 축복입니다.
그 후 지금까지 저는 향을 맡고 맛을 볼 수 있음에 매일 감사하고 있습니다.
언제 나을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여러분도 포기하지 않으면 꼭 나으실 거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담이지만 코로나 후유증이 끝나고 신기하게도 저는 후각이 전보다 더 좋아졌습니다. 아무도 못맡는 냄새를 맡고 확인해보면 정말로 냄새가 나는 경우도 많았고 지금도 후각 하나는 자신 있는 사람이 되었어요.
나 코로나 걸리고 코 레벨업 했어! 라고 장난칠 수 있는 날이 왔습니다.
이 글을 보는 분중에 예전의 저와 같이 우울에 빠져있는 분이 있다면 이 글을 보고 희망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